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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논술

다양성과 민주주의의 힘

joodiary 2026. 7. 17. 04:36



이 대초원에 150종 이상의 식물이 있다. 그것들이 불러들이는 곤충, 새, 포유류까지 합치면 더 많은 생물이 서식한다. 우리가 그 풀밭을 갈아엎고 농경을 시작하기 전의 모습 그대로 그들은 거기에 있다. 물론 그것은 아름답지만 전부는 아니다. 생물종의 다양성 덕분에 생태계는 보다 창조적이고 생산적이 될 수 있으며, 변화에 잘 적응하고 스트레스에도 잘 견딜 수 있다. 차를 몰고 지나온 농경지대는 우리에게 음식과 연료를 제공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단일 경작을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그것은 대지의 생명력을 떨어뜨리고 음식의 질과 음식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옛 모습 그대로의 평원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친다.

우리의 다양성 가운데 인종, 에스니시티, 사회 계급 같은 인간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물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믿는 렌즈의 엄청난 다양성이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그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잡동사니들 속에서 우리는 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선택하여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 생각들의 창의적인 갈등을 통해 사회적·기술적 진보를 꾀할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공공선을 위해 단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야생의 대초원이 농경지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듯이 민주주의는 독재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우리는 도덕적이고 실용적으로 긴급한 사안들에 대해서 너무 느리게 움직인다. 그러나 그러한 저효율은 자유롭게 표출되어 국가를 강하게 할 수 있는 인간적 다양성으로 상쇄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 다양성 덕분에 우리는 위협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으며, 상업에서 과학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서 창조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는 다양성에 직면할 때 긴장한다. 그 결과 불편함, 불신, 긴장, 폭력, 심지어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차이를 회피하는 다양한 전략을 개발해 왔다. 같은 부류끼리만 어울리기, 낯선 자를 내쫓거나 주변화하거나 악마화하거나 검증된 방법으로 제거하기 등이 그것인데, 이는 두려움을 심화시킬 뿐이다. 타자에 대한 우리의 뿌리 깊은 두려움이 의식되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지 않고 다뤄지지 않은 채 방치된다면, 다양성은 공동체의 기능성을 마비시킨다. 퍼트넘의 연구는 그것을 상기시켜 준다. 존중, 인내, 개방성, 희망을 갖고 차이를 끌어안을 때만 다양성은 유익을 가져다준다. 우리는 민주주의 인프라의 일부인 마음의 보이지 않는 역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긴장’이라는 것을 가능하면 줄여야 한다고 여기지, 우리 마음속에 품어야 할 에너지로 바라보지 않는다. 긴장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건강을 해친다. 그러므로 이런 웰빙의 적들을 줄이거나 제거해야 한다. 유해 물질이 나오는 작업장이나 난폭한 인간관계 또는 몸과 영혼에 가해지는 다른 공격들로부터 스트레스가 오는 것이라면, 그러한 조언은 훌륭하다. 그러나 낯선 생각, 가치, 경험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로 그 때문에 어떤 정신의학자들은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스트레스인) 디스트레스’와 ‘(긍정적이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스인) 유스트레스’를 구분한다. 이 차이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긍정적인 스트레스는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마음을 더욱 광활하고 너그럽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스트레스를 거부한다면 우리의 영혼은 물론 우리 사회도 위축되고 정체될 것이다.

이러한 충동과 능력에 힘입어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보다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긴장을 끌어안기 위해 고안된 제도다. 민주주의는 긴장에서 유발되는 에너지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러일으키도록 의도되었다. 댐에 가득 찬 물의 에너지를 사용 가능한 힘으로 바꾸는 수력 발전소와 같은 사회적 과정을 통해 갈등의 에너지를 전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제도는 자동으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갈등을 끌어안으면서 창조성으로 전환시켜 새로운 생각과 행동 양식 그리고 서로에게 개방적일 수 있는 시민과 시민 지도자들에 의해서 작동되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긴장을 끌어안는 것은 단련된 마음에 의해서 가능하다. 복원된 평원이 번창하듯이 민주주의가 번창하려면 우리의 마음과 제도가 함께 작용해야 한다.

책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파커 J. 파머







책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파커 J. 파머
어차피 우리의 삶은 이해 불가능한 것이고 그것들로 이루어진 사회 역시 모순덩어리라는 것.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라는 위로는 언제 들어도 용기를 줍니다. 쓸리고 상처 난 마음을 보드랍게 어루만져 주고 희망을 다시 그려 보게 해줍니다.


어둠의 시간, 눈은 보기 시작하네.
시어도어 로스케, 「어둠의 시간에」

민주주의가 살아남아 번창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우리에게 마음은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이다.
-민주주의: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는 정치 형태
-권리: 어떤 일을 주체적으로 자유롭게 처리하거나 타인에 대하여 당연히 주장하고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나 힘
-“민주주의가 살아남고 잘 발전하는 모습을 바라는 우리에게는, 모든 변화와 행동의 출발점이 ‘마음’이다.”
-민주주의는 제도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생각, 가치관, 태도, 용기 같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자기를 포함한 세계나 어떤 대상에 대해 부여하는 가치나 의의에 관한 견해나 입장
-의의: 어떤 사물이나 사상, 행동, 일 따위가 지니고 있는 가치나 중요성

우리는 “긴장”이라는 것을 가능하면 줄여야 한다고 여기지, 우리 마음속에 품어야 할 에너지로 바라보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긴장을 끌어안기 위해 고안된 제도다. 민주주의는 긴장에서 유발되는 에너지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러일으키도록 의도되었다.

자아와 세계에 관한 지식을 온 마음으로 붙든다면 마음은 때로 상실, 실패, 좌절, 배신 또는 죽음 등으로 인해 부서질 것이다. 그때 당신 안에 그리고 당신 주변의 세계에 무엇이 일어나는가는 당신의 마음이 어떻게 부서지는가에 달려 있다. 만일 그것이 수천 개의 조각으로 부서져 흩어진다면 결국에는 분노, 우울, 이탈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경험이 지닌 복합성과 모순을 끌어안을 위대한 능력으로 깨져서 열린다면, 그 결과는 새로운 삶으로 이어질 것이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무엇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한에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나는 갈등이 없는 공공 영역을 상상하지도 염원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죽음이 없는 삶을 염원하는 것과 비슷한 환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주의 사회에서만 갈등은 추방된다. (…) 건강한 민주주의 속에서 공적 갈등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장려되어야 한다. 우리 자신을 갈등을 향해 열어 놓으면 자신과 세계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때 새로운 삶이 가능해진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해 존재할까? 만일 내가 오로지 나만을 위해 존재한다면 나는 무엇인가?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인가?

이 지구를 여행하는 동안 진정한 자아를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다고 생각하면서 죽어가는 것보다 더 깊은 영혼의 고통을 나는 상상할 수 없다. 그리고 이 행성에서 보낸 잠깐 동안 최선을 다해 나 자신으로서 가족, 친구, 공동체와 세계 앞에 현존할 수 있었음을 알면서 죽는 것보다 더 깊은 영혼의 위로를 나는 상상할 수 없다.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우리의 생애 안에 성취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진실하거나 아름답거나 선한 것은 어느 것도 역사의 즉각적인 문맥 속에서 완전하게 이해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리 고결하다 해도 혼자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 라인홀드 니버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https://maily.so/remem/posts/wdr9j0w0zlx